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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이경임 담쟁이 / 이경임 내겐 허무의 벽으로만 보이는 것이 그 여자에겐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인지도 몰라 내겐 무모한 집착으로만 보이는 것이 그 여자에겐 황홀하게 취하는 광기인지도 몰라 누구도 뿌리 내리지 않으려 하는 곳에 뼈가 닳아지도록 뿌리 내리는 저 여자 잿빛 담장에 녹색의 창문들을 무수히 달고 있네 질긴 슬픔의 동아줄을 엮으며 칸나꽃보다 더 더높이 하늘로 오르네 누구도 뿌리 내리지 않으려 하는 곳에 뼈가 닳아지도록 뿌리 내리는 저 여자 잿빛 담장에 녹색의 창문들을 무수히 달고 있네 질긴 슬픔의 동아줄을 엮으며 칸나꽃보다 더 더 높이 하늘로 오르네 마침내 벽 하나를 몸 속에 삼키고 온 몸으로 벽을 갉아먹고 있네 지독한 사랑이네 * 안치환 노래로 시의 절절함이 녹아있는 시어 속에서 왜 나는 어머니의 굽어진 등.. 더보기
눈사람 눈사람 / 임경순 겨울이 쌓여야 태어납니다 어디든 똑같은 백인종 하체 비만형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한여름 매미보다 짧은 생이라지만 날개는 고사하고 귀머거리에다 덥석 내밀 수 있는 손도 없이 떡하니 세워놓고 뭐 하자는 겁니까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니 신발 좀 주세요 걷고 싶습니다 더보기
쏠림 쏠림 / 임경순 슬쩍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불쑥 문턱 하나 넘는 것이다 빼꼼 겨울나무에 마음 한 귀퉁이 덮어 놓았던 각질이 터지며 새순 내민 것이다 뭘까 거부하지 못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