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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날 때리기 시작해요

나무 학교 / 문정희 나무 학교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 해마다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 늘푸른 나무 사이로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 놓을 때 사랑한다!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서 배우기로 했다. ​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 지기로 했다. ​ 더보기
제2시집 [시계가 날 때리기 시작해요] 임경순/시해설 ■해설 기호놀이로 포착하는 유쾌한 세상 재미난 인생 양 병호 #. 마음의 놀이터, 시, 상상의 놀이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금의환향한 운동선수는 필수적 으로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상투적인 질문을 받는다. 금메달 을 따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했나요? 기자는 숨은, 불굴의, 비 상식적인, 눈물겨운, 악전고투의, 인간적인, 처절한, 가십성, 특 종의 답변을 기대한다. 이럴 때 경지에 오른 선수는 능청스럽 게 대답한다. 그래요. 저는 다만 훈련과 경기를 즐겼을 뿐이에 요. 기자의 기대와 예측을 배반한 매우 이상적이고 모범이 되 는 답변이다. 물론 저간의 사정은 다르고, 다를 것이고, 달라야 한다. 어찌 보면 즐길 줄 아는 것 자체가 진짜 실력이다. 즐기는 법을 연마하는 것이 기술과 체력을 수련하는 것보다 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