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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산 전망대 청풍명월이 부럽지 않은 북한 연백 평야와 교동도 주변 작은 섬들이 조용히 엎드려있다. 모노레일을 타고 20분 경유해서 전망대에 오르니 저어새 형상을 본따 만든 구조물이 화개산 정상에 내려앉았다. 참나무 꽃이 한창인 화개산 구릉이 내려다보이고 바다를 중심으로 마을이 올망졸망 모여있다. 연산군 유배지 옆에 공원이 생겨 울창한 숲이 어이없게 변했고 인공스러운 맛과 어울려 꽃잔디 웃음이 냉냉하다. 십 년쯤이면 공원의 모습이 성숙될 것 같다. 더보기
간월암 여행에서 많이 지나치며 정작 숨겨진 비경을 놓칠 때가 있다. 태안반도에 수십 번도 더 왔을 텐데 캄캄하게 가려진 이 곳 간월암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다. 섬 전체가 간월암으로 꽉 채워진 곳에 백오십 년 이상된 팽나무가 굳건히 서 있다. 절을 지키는 수호신일까? 파도를 물리칠 무사로 존재감이 최고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특이하게 노거수 사철나무가 간월암 중심에 심겨져 있어 간월암이 영원히 늙지 않도록 푸른 자태를 뿜어낸다. 한 뼘의 여유도 없이 섬 전체를 움켜쥐고 세월을 맞이한 간월암에 4월의 바람이 머물다 간다 더보기
홍릉수목원 4월 ㅡ2 홍릉수목원의 4월은 이렇게 무르익고 있었고 더 가까이 다가가서 작은 숨결을 듣고 싶었다. 그런 작은 존재로 누군가와 짧고 강열한 친밀감을 나눌 수 있다는 충만함으로 행복해지리라.길마가지까지를 끝으로 홍릉수목원의 4월을 초록초록 채워본다. 더보기
아차산, 용마산 연계산행 청라국제도시역에서 아차산역까지 공항철도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아차산 등산로 입구까지 일탈은 순조로웠다. 진달래는 하나씩 지고있고 철쭉이 피어나는 즈음은 봄의 절정이라 할 수 있겠다. 내비게이션에 아차산 등산로입구를 입력하고는홀린듯 이끌린듯 산행의 목적지로 향한다.뿌리를 움켜쥔 소나무의 열병식을 받으며 고구려정 방향으로 고구려정이 바위에 걸터앉아 있고 강남의 미사일 빌딩과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봄의 오솔길이 펼쳐지며 까마귀와 박새 그리고 까치들의 환영인사로 눈과 귀가 호사를 누리고 있다.한강이 흐릿하게 보이며 한강다리가 마치 섶다리처럼 정겹게 느껴진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복작복작거리며 모여 사는지 한숨이 저절로 나는 시점.보루ㅡ나에게 마지막 보루는 무엇일까 생각에 잠겨보는 중.한바탕 춤사위에 바람도 .. 더보기
봄에 먹는 나물 4월에 들에 나가보면 지천에 올라오는 봄나물이 있습니다. 알지못해서 먹지못한 것들이 자태를 뽑내며 대부분 로제티무늬로 땅에 붙어 납니다. 스쳐지나가던 걸음을 멈추고 오래 마주해 보자. 더보기
홍릉수목원의 4월 107년만에 일찍 봄이 왔다고 하니 선뜻 걱정부터 앞선다. 꽃샘추위가 여린 꽃잎을 사정없이 괴롭힐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어쩌자고 한꺼번에 화다닥 피어나 혼불을 밝히는가. 4월 8일 생애 최초 홍릉수목원의 빗장을 열고 들어선다. 제각기 모양이 다른 손을 흔들어 주며 혼신을 다해 꽃잎을 밀어올리고 있는 4월은 진정으로 잔인한가 묻는다. 윤판나물 빈카 딱총나무 사람은 숲을 만들고 숲은 사람을 만들다라는 말이 스며든다. 더보기
한국NGO신문 신춘문예 예심 작년에 비해 많은 응모자들이 지원한 분신같은 시들이 책상위에 놓여진다. 봉투를 정성스럽게 자르고 원고를 꺼내는 순간은 참으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으로 휩싸인다. 정신적인 산물을 언어의 집으로 혼신을 다했을 단어와 단어 사이의 사유로 함께 잠식해 본다. 참신과 파격 그리고 연민이 언어의 틀을 깨고 A4용지를 탈출하고 공중에서 훨훨 날개짓을 한다. 본심에 올려질 원고와 남겨진 원고를 가만 바라본다. 원고마다 꿈과 기대로 가득채웠을 시들이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깜빡이는 것 같다. 몇 천 편 중에 단 한 작품만을 선택하는 것처럼 잔인한 일이 또 있을까. 원고 한 편 한 편이 생명력있게 달리고 날아가는 언어의 유희에서 지금은 빠져나와 깊은 여운을 달래며 카페인을 주입하고 있다. 더보기
숨은 벽 / 임경순 숨은 벽 / 임경순 백운대 인수봉 사이 간절함이 숨어 있다 여름 끝 가을 문턱 사이 그리움이 숨어 있다 깊은 계곡 징검돌 사이 망설임이 숨어 있다 갈참나무 졸참나무 사이 긴 포옹이 숨어 있다 칡꽃 달맞이꽃 사이 짧은 입맞춤이 숨어 있다 앙상하기 그지없는 나무뿌리 무엇을 들킨 것인지 심장 속 응어리로 박혀 숨 쉴 때마다 결린다 바람에 살 점 물어뜯기며 까마득히 숨어 있는 저 벽 침묵으로 말하면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