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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놀기

상수리나무의 비밀 ㅡ황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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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의 비밀 / 황상순

물고기는 그냥 물고기다
원숭이는 그저 원숭이고 나무는 본시부터 나무였다
물고기가 땅에 올라 원숭이가 되지 않고
원숭이가 사람으로
사람이 나무가 될 턱도 없는데
그렇게 각자 스스로 존재하는데
어떤 이는 일체유심조, 세상 모든 게 다 마음이 지어낸 거라고 얘길 한다
오늘 상수리나무로 회귀한 한 사람 결을 지난다
팻말을 걸어두지 않았으면
이 은밀한 진화를 아무도 알지 못하였으리라

시문학상수상(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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