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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지문 / 임경순
김영갑 사진속 중산간 오름들은
태풍주의보로 더 크게 숨을 몰아 쉰다
소리지르고 싶었던 순간들
삼달초등학교에 머물러
두모악 풍경을 붙들고 있다
저승 돈 벌어다가
이승 자식을 먹여 살리는
숨비소리
어차피 바다에서 죽을 사람은
바다에서 죽는다고
테왁을 칠성판처럼 등에 진다
여린 감나무잎 사이
묵은 감꼭지로 달려있고 싶던 마라도
파도 한숨이 들어있는
자장면을 검게 비빈다
한그릇 섬이 비워진다
암미역 숫미역은 파도의 갈비뼈
4월이면 찾아오는 통증으로 몸서릴 친다
수얘기*들 끼룩끼룩 섬의 지문을 지우며
지나간다
*남방큰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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