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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놀기

나무 학교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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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학교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푸른 나무 사이로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 놓을 때

사랑한다!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서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 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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